- 관세사 1차시험 대비 강의 수강후기_이OO(제34회 관세사 1차시험 합격)
- 작성일 : 2017-07-10 19: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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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34회 관세사 1차 시험 후기]
관세법 : 70
무역영어 : 72.5
내국소비세법 : 85
회계학 : 52.5
평균 : 70
시험 준비 기간 : 4개월
다른 수험자 분들께서 시험에 관련된 이야기는 잘 써주셨기에, 저는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공부하면서 제가 느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이 담겨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있었던 일]
저는 2016년 2학년 2학기 즈음 관세사를 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공부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없었기에, 결심 후 상당한 시간을 미적거리는데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겨울방학이 시작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개념서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서실에서 처음 공부를 시작 했을 때는 딴 짓을 하느라 바빠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음주가무에 빠져 새벽길거리를 배회하던 한량이 한 순간에 고시생이 되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윽고 언제까지나 세 자리 수에 머물러있을 것만 같았던 디데이는 두 자리에 접어들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매달려있을 것 같던 단풍들은 이미 땅을 덮고 있었고, 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도 없었고, 그저 인터넷 강의로만 공부하고 있었던 저는 우연히 가게 된 학교 도서관에서 관세사 1차 대비 문제풀이서를 공부하는 사람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뿔싸”
시험이 3달 남짓 남도록 개념서만 느릿느릿 보던 저는 결단을 내렸어야만 했습니다. 더 이상 제 집중력의 결핍을 탓하며 공부를 미룰 수는 없었습니다.
그 날부터는 독서실을 환불하고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동시간은 요약노트를 봤고, 밥은 15분 안에 라면으로 해결했습니다.
좋아하던 친구들과의 연락과 하루가 멀다 하고 홀짝홀짝 마시던 술도 끊었습니다.
하루에 순 공부량으로 12시간씩 공부했습니다. 허리도 아프고, 지치긴 했지만 제 업보라고 생각하고 노력했고,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침부터 구토를 동반한 발열과 두통에 시달리다, 숨이 가빠짐과 동시에 심각한 흉통이 찾아왔습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응급실로 갔습니다.
흉강에 공기가 차는 ‘기흉’이라는 진단을 받아 전신마취를 받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평생 몸에 칼 한 번 대본 적 없는 자칭 ‘튼튼바디’의 소유자인 제가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고, 저는 이 일로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컵라면은 주식이 될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퇴원을 하고 몸을 추스르니 남은 시간은 70일 남짓 남았고, 3권의 문제서는 여전히 새 책이었습니다. 정말 오줌을 지릴 정도의 공포감이 몰려왔습니다. 더 이상 이 매정한 현실을 부정할 수 없었고, 하염없이 흘러가는 산업인력공단의 시계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야비한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어떻게 공부했는가]
관세법은 개념서에 있는 기출문제를 외울정도로 반복하였고, 문제풀이서는 각 단원별로 중요도의 경중을 가려 풀었습니다. 구민회 관세사님의 도식화를 적극 활용하여 개념서를 도식화에 완벽히 넣으려고 했고, 수시로 읽었습니다. 문제풀이 강의는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만 찾아서 봤고, OX특강은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FTA특례법은 버리지 않고 개념강의 완강 후 포인트만 체크하여 수시로 읽었습니다.
무역영어는 무작정 전문을 외우려고 하니 도무지 머리에 들어오질 않아, 기출문제서를 풀며 주요 문제에서 제시된 협약의 굵직한 내용과 흐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CISG, UCP, INCO는 지하철 이동 간 수시로 읽으며 익숙해지려고 했습니다. 김용원 대표님의 “읽다보면 엥!? 하고 어색한 곳이 느껴진다” 라는 말씀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3대 협약만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URC, Hague, Hambrug, ICC, MIA의 경우 기출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도 해당 협약이 어떤 느낌이구나, 어떤 점을 강조하고 있고, 이 부분에서 빈출이 되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추후에 문제풀이를 하면서 반복을 통해 더 알아갈 수 있는 것이기에 버리지 않고 반복하여 문제를 풀었습니다. 개념강의는 교재로 공부하다 이해가 힘든 부분만 찾아서 보았고, OX특강만 수강하였습니다.
내세법은 이경신 세무사님의 개념강의를 들으며 필기한 개념서를 반복해서 봤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 머리에 구멍이 났는지, 자꾸 외웠던 것이 기억이 안 났습니다. 심지어 세금계산서라는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서도 헛갈리는 경우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더 반복해서 풀었고, 개념서를 6회독 이상 했습니다. 문제풀이서는 절반만 풀고 개념서에 수록된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었습니다. 개념강의 및 OX특강 수강하였습니다. 주세와 부가세는 버리지 않고, 기출문제를 반복하여 학습하고, 중요한 부분을 간략히 정리하였습니다.
회계학은 김성수 세무사님의 개념강의 완강 후 유지원 회계사님의 문제풀이 강의를 들었습니다. 사실 가장 위험한 과목이 회계학이었기에 유지원 회계사님의 문제풀이 강좌를 완강하고, 문제서를 3회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하지만 모의고사 점수가 계속 과락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험 10일 전 즈음 유지원 회계사님의 OX특강을 수강하여 특강 자료에 제시된 모든 문제를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말 문제를 몽땅 맞추는 것이 과락을 면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부가 미진한 부분은 과감하게 버리고, 확보할 수 있는 문제의 유형을 확실히 잡으려 노력했습니다.
[시험 당일]
시험 전 날에는 일부러 일찍 일어나서 긴장으로 인한 불면을 예방하고자 하였습니다.
시험 당일 잠신고등학교에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정문에서 수험자들을 응원하시는 구민회 관세사(연예인 본 기분이었습니다. 수지 만났을 때보다 떨렸습니다.)님과 유지원 회계사님(유지원 회계사님, 실제로는 정말 슬림하십니다.)를 뵙고 일부러 악수를 청하여 합격의 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배정된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고시 시험장은 낙엽도 조용히 떨어질 정도로 적막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일 것이라는 제 생각은 틀렸습니다. 생각보다 밝은 분위기의 고사장에 저도 덩달아 긴장이 조금 풀렸습니다. 그리고 요약 노트를 꺼내 읽는데, 노트가 저를 읽는 것인지 제가 노트를 읽는 것인지 물아일체에 빠져 당최 집중이 되지 않았지만, 최대한 마지막까지 책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결론]
시험에 대한 난이도, 후기는 다른 분들이 너무나 잘 써주셨기에 생략하겠습니다.
간략히 결론 짓겠습니다.
1. 몸 관리가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합니다. 운동, 식사, 잠 잘 챙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 1차는 객관식입니다... 문제풀이가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3. 현장 모의고사는 많이 볼수록 좋습니다. 옆자리에서 계산기 두드리는 데시벨,BPM에 비례해서 높아지는 긴장감과 분노를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입니다. 특히 환경에 민감하신 분들은 꼭 보시길 바랍니다.
4. FTA특례법, 주세, 개소세, 원가회계, URC, Hague, Hambrug, ICC, MIA 등의 협약을 버릴 수 있지만, 조금의 시간을 더 투자하여 굵직한 개념을 숙지하고, 문제를 풀어본다면 시험장에서 점수 획득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차 합격 후에도 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