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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무역영어 1급 시험 합격 수기_이O종
작성일 : 2025-09-12 14:41:49

무역영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 저는 ‘영어’보다 ‘무역’이 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낯선 약어와 문서, 조건들이 한꺼번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부의 초점을 용어 암기가 아니라 실무 흐름 이해로 바꾸었습니다.

계약-결제-운송-보험-통관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지도처럼 정리하고, 각 단계에서 쓰이는 영어 표현을 연결해 기억했습니다. 이 접근이 합격의 방향을 결정지었습니다.

학습은 크게 세 축으로 진행했습니다.

첫째, 기본 개념의 틀을 단단히 세웠습니다. Incoterms 2020에서 위험·비용·서류의 귀속을 표로 요약하고, 결제방식(T/T, L/C, D/P, D/A)의 차이를 체크리스트로 만들었습니다.

둘째, 최근 기출의 패턴화입니다. 선하증권(B/L)의 기능·유통성, UCP 600 관련 문항, 무역클레임/중재 조항은 형태만 바뀌어 반복돼 나와서, 출제 의도를 문장 단위로 정리했습니다.

셋째, 실전 글쓰기 숙달입니다. 이메일·통지·클레임 답변 같은 실무형 작문을 주제별 템플릿으로 만들고, 핵심 문장을 2~3줄로 압축하는 연습을 지속했습니다.공부 루틴은 단순하게 유지했습니다. 평일에는 90분, 주말에는 3시간을 확보했습니다.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전날 학습 복습(20분), (2) 기출 10문제 풀이와 오답 기록(40분), (3) 용어·표현 10개 정리(15분), (4) 짧은 영문 서신 1건 작성(15분). 시간을 더 쓸 수 있는 날에는 실제 무역 문서를 읽었습니다.

견적서, 상업송장, 패킹리스트, B/L 샘플을 구해 항목을 표시하고 한글·영문 용례를 나란히 적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용어가 단어가 아니라 “문서 속 맥락”으로 기억됐습니다.

기출 해석은 ‘정답 근거 찾기’로 접근했습니다. 해설을 보는 대신, 문제 문장과 보기에 밑줄을 긋고 의미상 일치·불일치를 분류했습니다. 예를 들어 FOB와 FCA의 위험 이전 시점이나, “clean on board”의 의미처럼 헷갈리는 포인트는 스스로 근거 문장을 찾아 표시했습니다. 이 작업을 3회전 반복하니, 비슷한 문제가 나와도 선택지에서 어색한 표현을 빠르게 걸러낼 수 있었습니다.암기는 리콜(회상) 위주로 바꿨습니다. 무작정 읽는 대신 하루 두 번 5분씩 플래시카드로 테스트했습니다. 앞면에는 “irrevocable L/C”, 뒷면에는 “취소불능, 개설·통지·수익자, UCP 준거”처럼 핵심만 적었습니다.

주 1회는 ‘헷갈리는 쌍’을 묶어 비교했습니다. demurrage/dispatch, endorsement/assignment, charge/expense 같은 쌍은 차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습니다. 작문 대비는 형식→내용→톤 순서로 점검했습니다. 형식에서는 문단 구성을 고정(서두-사실-요청/제안-마무리)하고, 내용은 “배경→핵심→근거→다음 단계”로 배열, 톤은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유지했습니다. 예컨대 납기 조정 요청이라면 사유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대안 일정과 필요한 서류를 함께 제안했습니다.

문법은 시제·수량·전치사·수동태 네 가지 체크리스트로 최소한의 오류를 줄였습니다. 시간 관리도 성패를 가른 요소였습니다.

저는 시험에서 ‘빠르게 풀 문제’와 ‘시간을 써야 하는 문제’를 사전에 정했습니다. 정의·개념 확인형 문제, 문장 내 단어 선택형은 30초 안에 답안을 확정했고, 길이가 긴 독해·작문은 분 단위로 타이머를 확인했습니다. 막히는 문항은 표시하고 넘어갔습니다. 이 원칙 덕분에 막판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고, 검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학습 중간에는 슬럼프가 있었습니다.

용어가 뒤섞이고, 오답이 반복될 때는 오답 원인의 유형을 분류했습니다. (A) 개념 부족, (B) 문장 해석 오류, (C) 선택지 함정, (D) 단순 부주의. 유형별로 해결책을 붙였습니다. 개념 부족은 요약노트를 다시 작성, 해석 오류는 도치·분사구문만 따로 연습, 함정은 ‘자주 보이는 미세 차이표’를 만들어 체크, 부주의는 시험 환경을 시뮬레이션해 방지했습니다.

이때부터 정답률이 안정적으로 올라갔습니다. 실전에서 특히 도움이 된 것은 **‘문서 읽기 순서’**였습니다. 문서 유형마다 우선 확인 항목을 정해 두었습니다.

예컨대 B/L은 발행일-선적항-양하항-화물명-표시 조건-서명 확인 순, L/C는 금액-유효기간-선적기한-서류 요구사항-특약 순으로 훑었습니다. 이 루틴을 몸에 익혀두니 다지선다 문항에서 함정 문구를 빠르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전 마지막 2주는 압축 정리에 올인했습니다. 한 권으로 합쳐 둔 **핵심노트(100쪽 내외)**를 4회전 읽고, 기출 최신 3개년은 근거 표시까지 포함해 2회전했습니다. 작문은 주제 15개(납기, 클레임, 대금연체, 포장, 선적지연, 서류보완 등)를 정하고 각 주제별 서론·본문·결론 템플릿을 완성했습니다. 이 준비 덕분에 실제 시험에서 새로운 상황이 나와도, 틀을 활용해 신속히 문장을 전개할 수 있었습니다.합격 후 돌아보면, 무역영어는 암기 과목이 아니라 구조 과목이었습니다. 흐름을 이해하고, 문서의 목적과 책임 귀속을 정확히 짚으면, 영어 표현은 그 위에 얹히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학습 물량을 늘리기보다 반복과 회상, 비교와 요약의 효율이 더 중요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실무 문서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과 패턴을 실제로 손으로 써 보는 경험이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번에 만든 자료들을 실무에도 연결할 생각입니다. (1) 거래 상대에게 보낼 표준 이메일 템플릿을 다듬고, (2) 계약서·PO·Invoice·B/L의 체크리스트를 현장에 맞게 수정하며, (3) 분쟁·지연 상황에 대비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문구를 상황별로 정리해둘 계획입니다. 자격증은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길을 준비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이 있습니다.

첫째, 흐름 지도를 먼저 그리기. 용어는 그다음입니다.

둘째, 근거 표시형 오답노트를 만들기. 해설을 베끼지 말고, 왜 틀렸는지 ‘문장 증거’를 남기기.

셋째, 짧은 작문을 매일 1건이라도 쓰기. 형식과 톤을 고정하고 내용만 바꿔보면 속도가 붙습니다.

넷째, 시험용 체크리스트(시간 배분·검토 순서·자주 틀리는 포인트)를 표로 만들어 시험장에 가져가기. 작은 습관들이 모여 결과를 바꿉니다.

이번 합격은 운이 아니라 방향과 반복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무역영어는 지식의 양으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실무의 흐름을 머릿속에 세우고, 그 위에 정확한 표현과 문서 읽기 순서를 쌓아 올리면, 충분히 합격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 방법으로, 불안했던 시작을 작은 확신의 습관들로 바꾸며 시험장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