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무역실무…지엽적 출제로 체감난도↑
응시생들 “예상외 출제로 변별력 높이려는 출제 지양해야”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관세사 2차시험을 치른 응시생 열의 여덟이 이번 시험이 지난해보다 어려웠다고 평가하며 높은 체감난도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2023년 제40회 관세사 2차시험’이 치러진 가운데 시험 종료 직후부터 법률저널이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5.3%가 이번 시험이 지난해 기출에 비해 “훨씬 어려웠다”, 47.1%가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비슷했다”는 5.9%, “쉬웠다”는 11.8%로 적었으며 “훨씬 쉬웠다”는 응답은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높은 체감난도가 형성된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는 47.1%의 응답을 얻은 무역실무가 꼽혔다. 다음으로 관세법 23.5%, 관세율표 및 상품학 17.6%, 관세평가 11.8%의 비중을 나타냈다. 반대로 가장 평이했던 과목은 관세율표 및 상품학 52.9%, 무역실무 23.5%, 관세평가 17.6%, 관세법 5.9% 등 순이었다.

구체적인 각 과목별 체감난도 및 응답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먼저 관세법의 경우 “아주 어려웠다” 23.5%, “어려웠다” 29.4%, “보통” 41.2%, “쉬웠다” 5.9% 등의 체감난도가 형성됐다. 어려웠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한 결과다.

이번 관세법 시험에 대해 응답자들은 “너무 지엽적이었다”, “객관식 선지를 쓰는 것 같은 출제였다”, “상대적으로 잘 보지 않는 위원회 문제가 2개나 나왔으며 4-1번 문제는 학원가에서도 다루지 않은 유형이었다. 그 외의 문제 난이도는 무난한 편이었다” 등으로 평했다.


“풀지 말라고 낸 문제가 있었다”, “평이한 문제도 있었으나 지엽적인 문제가 나와 체감난도가 높았다”, “문제 2의 물음 1과 문제 4의 물음 1 등은 너무 지엽적인 부분에서 출제돼 건드릴 수 없도록 출제돼 시험을 치르면서 당황스러웠다”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관세율표 및 상품학의 체감난도는 “아주 어려웠다” 17.6%, “어려웠다” 11.8%, “보통” 58.8%, “쉬웠다” 5.9%, “아주 쉬웠다” 5.9% 등으로 다른 과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했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응답자들은 이번 관세율표 및 상품학 시험에 대해 “배점 산정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배점이 산정된 문제가 더러 있었다”, “단순 암기보다 1번에서 다른 형태의 문제를 시도한 것이 긍정적이었다”, “난해한 섬유나 펄프 등 15부의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으나 기본적 난이도의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풀었느냐가 합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등으로 평가했다.


또 “평소 자주 다루지 않던 부분이 출제돼 당황스러웠지만 크게 까다롭지는 않았다. 다만 물품 분류 부분은 다소 까다로웠다”, “소호주의 배점이 20점을 차지했으며 단순 주규정과 호의용어를 나열하는 문제가 아닌 품목분류를 직접 하는 유형이 15점 배점으로 출제돼 답안 작성에 어려움이 있었고 주규정 기재 문제에서는 키워드를 제시해주지 않아 틀린 주규정을 적은 수험생들도 더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등의 견해도 있었다.

관세평가의 경우 “아주 어려웠다” 17.6%, “어려웠다” 41.2%, “보통” 23.5%, “쉬웠다” 11.8%, “아주 쉬웠다” 5.9% 등의 체감난도가 형성됐다. 어려웠다는 취지의 응답이 58.8%로 과반을 훌쩍 넘긴 모습이다.

이번 관세평가 시험에 대해 응답자들은 “평소 나오던 유형이 아니었다”, “문제 자체의 난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자주 다루지 않는 부분을 출제해 허를 찔린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체감난도는 높은 것 같다”, “평소 잘 보지 않는 부분에서 많이 출제됐다” 등으로 지엽적인 출제에 대해 언급했다.


한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쉬운 개념들보다는 암기가 어려운 운송관련비용, 특수관계, 과세환율 문제가 대부분의 배점을 차지했다.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 공제요소나 수출판매 등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지 않아 총점이 하락할 듯하다. 특히 1-1번 문제가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문제였다. 다만 문제 자체가 가산요소만 제대로 공부했더라도 60점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는 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한 수험생이 큰 이득을 봤을 것 같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지목된 무역실무의 경우 “아주 어려웠다” 29.4%, “어려웠다” 35.3% 등으로 64.7%의 응답자가 높은 체감난도를 나타냈다. “보통”은 29.4%, “쉬웠다”는 5.9%의 비율을 보였으며 “아주 쉬웠다”는 응답은 없었다.

무역실무의 체감난도가 높게 형성된 원인은 수험상 중요도가 떨어지는 등의 예상을 벗어나는 출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역실무 시험에 대해 응답자들은 “자주 나오던 부분의 비교적 덜 중요한 부분과 아주 중요하지 않게 다루는 부분, 시험 범위라고 봐야 할지 애매한 부분들이 섞여 체감난도가 아주 높았다. 당황스러운 문제였다”는 의견을 보였다.

“1번은 인코텀즈로 기본적인 난이도였으나 상대적으로 지엽적이고 많이들 버리는 URC에서 고난도의 문제가 출제됐다. 문제 지문을 보고 어떤 조항을 말하는 건지 유추가 불가능한 문제들이 많아 조약의 순서나 구조, 각 조항의 표제를 암기하지 않은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걸러질 것으로 보인다”, “배점에 비해 답안의 양이 적은 문제가 상당히 많이 출제돼 수험생 간 격차가 많이 벌어졌을 듯하다” 등의 평가도 제시됐다.


이와 같이 다수의 과목에서 지엽적 출제, 수험생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면서 개선을 바라는 의견들이 나왔다. 이번 시험을 치르면서 느낀 특이점이나 개선을 바라는 점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어렵게 낼 거면 차라리 어렵게만 했으면 한다. 이렇게 예상외의 문제를 내는 것은 수험생 입장에서 정말 곤혹스럽다”는 등 출제 개선을 요청했다.

아울러 “수험생의 입장에서 중요 개념과 그렇지 않은 개념을 걸러내는 건 좋지 않다. 이런 형태가 합격자 수를 조절하고 변별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기본 문제에서 조금이라도 오류가 났다면 관세법이나 무역실무는 과락이 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모의고사를 보면서 성적을 올려 온 학생들이 제대로 얻어맞고 고꾸라지는 상황이 오진 않을까 싶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처럼 이번 관세사 2차시험에서 체감난도가 높게 형성된 가운데 최소합격인원 이상의 초과 합격자가 배출된 최근의 경향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수험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세사시험은 1차와 2차 모두 과목별 40점, 평균 60점 이상이라는 동일한 절대평가 기준을 두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도 절대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1차와 달리 2차는 평균 합격 기준 이상을 획득하는 응시자가 최소합격인원보다 적어 사실상 최소합격인원을 선발인원으로 하는 상대평가와 같은 형태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2019년 최소합격인원을 초과해 95명이 합격 기준인 평균 60점(최저 합격점수 60.12점)을 넘긴 데 이어 2020년에는 149명의 합격자가 배출, 그 규모가 더욱 커지며 합격률도 8.86%에서 19.86%로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2021년에는 무역실무, 관세율표, 관세평가 등 무려 3과목에서 무려 70% 수준의 과락폭탄이 떨어지며 다시 평균 합격 기준에 크게 미달하는 54.5점의 합격선에 최소합격인원에 해당하는 90명의 합격자를 냈으나 지난해 169명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79명의 합격자를 초과 배출하는 반전을 보였다.

이번 시험에서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절대평가에 의한 합격자 결정이 계속될 수 있을지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2차시험 합격자 발표는 오는 10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지난해 관세사 2차시험의 각 과목별 평균점수는 관세율표 및 상품학이 26.17점으로 가장 낮았고 이어 관세법 36.68점, 관세평가 43.07점, 무역실무 46.66점 순으로 나타났다. 과락률은 관세율표 및 상표학이 66.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관세법 57.6%, 무역실무 43.9%, 관세평가 43.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출처 : 법률저널(http://www.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