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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사 1차시험 대비 강의 수강후기_유OO(제33회 관세사 1차시험 합격)
작성일 : 2016-04-27 12:10:25

"굿모닝~ 빠빠빠 빠 빠 빠빠빠 빠 빠 빠~" 고등학생 시절부터 나와 아침을 함께 한 이 지긋지긋한 - 아침마다 당장 일어나라 잔소리를 퍼붓는 - 녀석이 오늘도 나를 깨운다. 19살과 20살을 바친 두 번의 수능을 보던 때도 이 녀석이 내 아침을 깨워주었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결혼한 지 50년 된 남편네처럼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버린 녀석.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깨워달라고 부탁했더니 오늘은 유난히도 더 보채는 것 처럼 들린다. 녀석의 끈질긴 외침에 가까스로 정신줄을 잡고 몸을 일으킨다. 침대 바로 앞에 놓인 전신거울을 슬쩍 보았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20대 남성 한 명이 티셔츠 뒤로 손을 넣어 등짝을 벅벅 긁고 있다. 발을 떼어 화장실로 가서 푸석한 얼굴에 세수할 물을 받는다. 하는 둥 마는 둥 세수를 하고 샤워기로 머리를 감는다. 6개월 간 하루 14시간을 함께한 트레이닝복 바지를 주섬주섬 입고 헐렁한 비취색 후드티 한 놈을 뒤집어 쓴다. 커피를 한 잔 하기 위해 주전자에 물을 올린다. 물이 끓는 동안은 관세범 처벌 관련 규정을 볼 생각이다. "금지품 7/7, 밀수입 5/10/원, 밀수출 3/원 ......" 염불 외우듯 중얼중얼 거리며 머릿속에 넣는 사이에 물이 끓었나보다. 주전자가 삐이익 하는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내지르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1차 시험장 앞은 북적북적하다. 각 학원에서 나오셔서 학생들을 응원해주시기도 하고 학원을 홍보하시기도 하신다. 다들 내 손에 무언가를 들려주시고 덕담을 한 마디씩 해주신다. 결국 윤중 중학교 정문을 지나 고사장 건물로 들어갈 때 즈음 내 손은 따뜻한 커피 한 잔, 생수와 초콜릿바가 담긴 작은 비닐주머니, 클리어-화일 2개를 들고 있었다. 고사장을 찾아 들어가니 이미 많은 응시자들이 먼저 도착하여 조용히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도 내 자리를 찾아 책을 펴고 앉았다. 책상도 작고 의자도 작다. 이렇게 아담한 책걸상이 나의 신체사이즈에도 맞았던 날이 있었겠지 하고 생각하니 시간 참 빠르다 싶기도 하고 얼핏 부모님 얼굴이 스쳐간다. 아들내미 기껏 키워놔 대학까지 보내놨더니 이번엔 고시공부를 한다며 학원비에 책값에 독서실비며 용돈은 또 따로 받아가는 '못난' 아들이 된 것 같아 살짝 씁쓸하다. 그래도 시험을 붙어야 조금은 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잡생각을 떨쳐버리고 못 다 본 회계학 ox자료에 집중해본다.

곧 감독관 두 분이 들어오시고 시험 간 주의사항에 대해 이야기해주신다. OMR마킹 요령부터 화장실 갈 때는 답안을 제출하고 가야 한다는 말씀까지 상세히 설명해주신다. 장황하고도 세세한 설명이 끝나고도 시험까지는 20분여의 시간이 남아 나는 머릿속으로 관세범 처벌을 한 번 더 떠올려본다. 이윽고 시험지가 배부되고 시험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고요하다. 들리는 소리라곤 종이 넘기는 소리와 사각거리는 연필소리 뿐. 고사장 내의 25명 남짓한 사람들이 이 80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퍼부었는가. 그 시간과 노력을 이 80분 동안 평가받는다니 시험이란 것이 조금은 야속하기도 하다. 눈 깜짝할 새 80분이 지나고 답안지를 제출하는 손은 아직 긴장감에 덜덜 떨린다. 2교시 시작 전까지 화장실을 다녀와 집에서 가져온 바나나와 오렌지를 먹는다. 2교시 과목은 내국소비세법과 회계학. 회계학 과목은 관세사 1차 수험생들의 당락을 가르는 과목이다. 수업도 많이 들었고 문제도 많이 풀었음에도 불안감은 전혀 줄지 않았다.

 

2교시가 시작되고 35분 즈음 지나 회계학 문제풀이에 도입한다. 41번, 젠장... 모르겠다. 넘기고 42번, 43번 ... 46번 젠장.. 또 모르겠다 벌써 두 문제다. 가슴이 벌렁 거린다. 유지원선생님이 날 혼내고 있는 것 같다. 일단 넘겼다. 47번 48번 ... 52번 또 모르겠다. 넘어간다. 모르는 걸 찍고 넘어가는 일이 이젠 익숙해졌다. 76번을 푸는 도중에 시계를 보니 시험 종료가 5분 남았다. 77번부터 2번으로 다 찍었다. 황급히 잡안지에 마킹을 하고 그와 거의 동시에 종이 울렸다. 답안지를 앞사람에게 넘겼다. 시험이 끝났다. 시험이 끝났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 3분 멍하니 앉아있는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과목별 체감 난이도나 공부방법 등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이 워낙 자세하고 훌륭하게 써주셔서 전 일기 비슷하게 한 번 써봤습니다~

 

관세법 85

무역영어 80

내국소비세법 80

회계학 55

 

가채점상 점수는 이렇구요

 

관세법 - 임예진 선생님 기본, 문풀, OX, 모의고사

무역영어 - 김용원 선생님 기본, 문풀, OX, 모의고사

내국소비세법 - 이경신 성생님 기본, 문풀, OX, 모의고사

회계학 - 유지원 선생님 기본, 문풀, OX, 모의고사

 

이렇게 수강하였구요. 선생님들, 학생분들 할 것 없이 다들 시험을 향해 달리시느라고 고생 많이하셨습니다. 당분간은 푹 쉽시다! 뿅!